그렇게 배기관에 들어가고 얼마지나지 않아 변화가 생겼다…

kirito 0 92 0 0
그렇게 배기관에 들어가고 얼마지나지 않아 변화가 생겼다.

이상했다. 어느순간 눈치를 채보면 장소는 더 이상 우주가 아닌, 특이한 공간이었다.
비명도, 소음도 그리고 우주의 폭풍조차도 느껴지지 않는 하얀 공간.
어째서인지 몸이 무거웠다. 주변 공간이 뭔가로 가득 찬 듯한 느낌.
마치 바닷속, 그것도 아주 깊은 곳에서 움직이려고 안간힘을 쓰는 느낌.

주변을 둘러봐도 눈에 들어오는건 윤곽도 없고 형태도 없는 흰 '무언가' 뿐
눈치채보면 코는 막혀있지 않지만 냄새를 맡을수 없고,
온몸의 촉수가 손에잡힐듯 느껴지지만 그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감각이 거의 제로라고 해도 될정도였다.

"후.. 그러니까 아직이라고 했는데.."

고양이 귀의 소녀가 말을 걸어온다.

"ㅁ..뭣? 그게 무슨 소리야?!"

고양이 귀를 한 소녀는 짖굳게 미소를 보이면서 말을 잇는다

"그.러.니.까, 내가 말했잖아 아직이라고... 조금 더 자야 했는데 멋대로 일어나 버려선..."

별 수 없다는 듯이 말하며 고개를 절래 절래 젓는 그녀의 모습에 잠시 홀린 듯한 기분에 빠지길 수 초,
정신을 차리고는 질문하는 '평범했던' 소년이었다.

"난 네게 말했었지. 너에겐 스탠드가 있다고"

"뭣? 스탠드라니 그게 뭔데?"

"하.. 일단 설명은 나중에 하고 잠깐 잠에 빠져있을래? 네 상태는 상당히 위험하거든, 가만 내비두면 네 얼마 남지 않은 이성도 날라가 버릴거야"

그녀는 담담한 어조로 말하며 내게 다가와 꽃이 되엇.... 이 아니라 뒷목-물론 내게 뒷목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정황상-을 쳤다.
여자의 힘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충격에 난 또다시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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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눈을 떴나?"

또 그 소녀가 눈앞에서 도저히 악의가 느껴지지 않는 미소로 소년를 바라본다.

"뭐야? 대체 어떻게 되가고 있는거야?!"

그러며 그 미소 그대로 그녀가 그에게 다가가 목 바로 앞에 닿을듯 말듯한 거리에 커터칼을 들이밀며 말했다.

"어라, 진정해? 여기서 멋대로 굴면... 죽는다고?"

담담한 말투임에도 불구하고 한순간 방의 공기가 그를 찍어누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ㅇ..알았어, 진정할 테니까.."

소름이 돋는다. 분명 다가옴을 알아도 대응 할 수 없다.
아까와 같은 중량감이 있는 것도 아닌데 독사앞의 개구리 마냥 꼼작도 못했다.
목 앞의 커터칼이 환각인지 의심이 될정도로 푸른 빛을 발하며 극한의 공포를 부여한다.

소년이 그 말을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소년에게서 떨어져 한바퀴 빙글 돌며 그녀는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 세계는 격변하고 있어. 지금 지구를 부르는 명칭은 게헤나, 지옥이라고 봐도 되"

"ㄱ..그래서 난 어떻게 된거야?"

"쉿, 설명해 줄테니까 기다려?"

꽤나 마이페이스이지만 어째선지 불만을 품을 수 없었다.

"지금 세계는 미쳐 돌아간다고 봐도 좋아. 네가 지금 보고 있는 것처럼 나는 표범 수인, 이 정도면 이해했으려나?"

"에..? 고양이 였던게..흡!"

고양이 라는 단어의 한글자 한글자가 나올때마다 그녀의 얼굴이 불만의 색을 띄운다.

"흥... 표범이라고 표오 버엄! 고양이라니.. 대체 어디가? 정말이지 친구라는 것들부터 시작해서 처음보는 사람까지..."

"아...그.. 기분 나빴으면 미안.."

역시나 아무리봐도 고양이로 밖에는 안보인다고 도저히 말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나느 표범 수인이란 말야! ..어쨌든 계속 말할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주자 심호흡을 두번 정도 하고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이변이 벌어지기 시작한 건 2017년 겨울, 갑작스런 방화 사건이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벌어지기 시작했을 때야"

"애리조나 주...?"

"그래, 애리조나 주. 방화 장소에서 그 어떤 기름이나 라이터등 불이 붙을 요건도 없고 온도조차 낮았는데 검은 불길이 치솟은 모양이야. 물을 부어도 꺼지지 않는 검은 불길이.. 네티즌들중 일부는 이 사건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하고 재미있어 하기도 하며 '무슨 아마테라스냨ㅋㅋㅋㅋ' '주작임?' 같은 반응을 보이기도 하며, 미국의 군사실험이네, 테러네 하는 음모론도 돌기 시작했지"

"그래서?"

약간 말하기 불편한 건지 머리를 벅벅 긁으며 그녀가 대답했다.

"주변 카메라나 목격자들로 부터의 정보로 결국 붙잡는데 성공했어. 그런데 문제는 그 자가...."

"그 자가?"

"..진짜로 만화경 사륜안을 갖고 있었다는 거지"

"....뭐?"

다시 한번 한숨을 쉬고는 그녀가 대답했다.

"진짜, 못믿겠는건 알겠는데, 렌즈도 아니고 유전자 변이로 생긴 특이하게 생기기만 한 눈이 아니야"

그러면서 소년에게 한 다발의 종이 뭉치를 건넸다.

"그게 나온 검사결과. 그 사람을 마취총으로 기절시키고 검사하니까 뭔지 모를 신 에너지가 몸에서 흐르는 것을 확인, 그 에너지를 의도적으로 눈에 집중시키면 그 눈으로 변하는 걸 확인하고 다른 실험체, 그러니까 사형수들중 하나의 눈을 가지고 실험해 보아도 그 특이한 눈으로는 변하지 않는 것까지 확인했어"

"그럴 수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있는 거야?"

사륜안이 나온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일인데 설마 아직도 뭔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치 못한 소년이 얼빵한 표정으로 물었다.

" 훗.. 그럼, 물론이지. 처음엔 에스파냐의 한 작은 도시에서 이상할 정도로 강한 지진이 일어났어. 81세의 늙은 할아버지가 쓰러진 지팡이를 주우려고 하다가 눈이 침침한 탓에 바닥을 더듬다 주먹으로 지팡이를 들고 가볍게 휘두르자 주먹이 뭔가에 부딫히면서 지진이 시작됐다고, 그렇게 들었어."

"그건 설마.."

"국가는 그 존재를 숨기고 정보 조작을 가해 그저 특이현상으로 숨겼지. 그리고 그 할아버지가 실험체로 잡혀와 실험대에 올라 이것저것 실험 당하다 죽었을 때, 그 주변의 한 과학자가 식사 대용으로 들고 온 사과가 이상한 과실로 변했다고 하는 모양이야. 그리고 그 과학자가 그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것을 발단으로 세계적으로 이야기는 퍼져 나갔지"

"... 흔들흔들의 열매?"

"정답, 페이스북에 올리고 난 뒤 장난 삼아 먹은 그 과학자는 언젠가 수영장에 가서 죽을 뻔한 뒤 능력에 눈치채 도망가다가 배가 폭파당해 바다에서 죽었다는 모양이야"

"...정말 이 세계는 어떻게 된 거야?"

"나도 몰라, 하지만 그 2017년의 12월 이후로 계속 용사, 해왕류, 고블린, 드래곤, 엘프, 우즈마키 일족, 닌자, 악마, 집사, 천사, 그리고 유드그라실등이 나타나기 시작했어. 그리고 그들이 전부 멋대로 날뛴 탓에 망가진 세계가 게헤나. 넌 스탠드와 사망회귀를 가진 매우 특별한 더블이야. 아까 전엔 아직 다 자리잡지 못한 스탠드가 네가 멋대로 움직인 탓에 너와 합쳐져 버린거지."

"그럼 내가 아까 본것들은 다 뭐지?"

"그건, 절대 가상현실 시스템 이지스에 의해 만들어진 훈련 스페이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건데 네가 너무 일찍 들어가려 하기에 막은거지. 거기서 어떻게 시스템 내부로 들어간건지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큰일이었다고?"

약간 불만스럽게 눈을 치켜뜨고 말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생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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